며칠째 부족했던 잠을 오후 2시까지 자면서 보충함. 자다깨다 자다깨다 했는데 일어나니 2시였다. 오전에 도시가스 점검원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리더니 우리집까지 문을 두들겼는데 그때쯤 아침 9시경이었나... 아직 누워 있었고, 사람을 맞을 꼴이 아니어서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아빠 쪽으로 연락이 가서 내가 다시 연락을 했다. 이번주 목요일 오전 8시 반. 가뜩이나 관리사무실에 가서 관리비 문제를 알아보고 오후에는 한여전 기자단을 가야 하는 날.... 처리할게 왜이렇게 많냐. 할게 정말 너무 많음
느지막이 일어나서 오늘은 혼자서 어린이대공원에 가보았다. 근처에 공원이 없는 줄 알았는데 웬걸, 구의역이 아닌 반대쪽으로 15분만 걸어가면 거대한 어린이대공원이 있었다. 주변 공원은 무조건 가서 곳곳을 익혀둬야 함. 마침 날씨도 좋고 오늘은 쉬기 위해 비워둔 날이라 아침을 먹고 바로 카메라를 챙겨 나갔다.
공원은 오래되었고 푸릇푸릇했다. 느지막이 일어난 덕분에 공원에도 4~5시쯤 갔기에 이미 해가 저물고 있었다. 그래서 햇빛이 따뜻했다. 사진을 찍었는데 빛이 따뜻하다보니 사진도 따뜻하게 나왔다. 연습하기 위해 m모드로 설정하고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를 조정해가며 여러장 찍었고 나름 잘 나온 컷들이 꽤 있었다. 전적으로 빛이 다 한 사진들이다. 사진 계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사진을 찍으면 찍을수록 아빠의 데세랄이 너무 탐나는데 꾹 참았다. 때가 있는 법이야...
돌아와서는 저녁으로 엄마랑 같이 만들었던 김치찌개를 데우고 계란후라이를 하나 해서 같이 먹었다. 멸치, 콩자반, 김도 같이. 밥을 1분 30초가 아니라 2분을 데웠더니 나름 나쁘지 않았음. 앞으로는 뜸을 좀 들이고 렌지에 데울 때 2분 30초? 정도 돌리기로...
저녁 먹고는 다이소에 가서 빨래망 2개를 더 사고, 돌아다니다가 변기 손잡이를 샀다. 변기를 들었다놨다 할 때마다 손을 씻기보다는 차라리 손잡이를 다는 게 편할듯. 색깔과 디자인도 귀여워서 마음에 들었음. 비누 케이스를 또 봤는데, 욕실 벽이 굴곡졌다보니 접착면이 잘 붙을 지 잘 모르겠어서 이번에도 사지 않았다. 하지만 본가 욕실도 지금 욕실과 비슷하게 굴곡이 있는데 접착면이 붙었으니 여기 욕실 벽에도 잘 붙을 것 같긴 함. 다음에 다이소에 가면 벽에 붙이는 걸로 하나 그냥 사서 해보려고 함.
하루종일 머리가 조금 비워지려 하면 동생과의 beef가 계속 떠올라서 괴롭다. 귀청이 떠나가라 소리지른 욕설들, 무시하는 말들, 내 자존심을 부수는 말들, 무시하는 태도 등이 계속 떠올라 괴롭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얘가 말했듯 어쩌면 나는 사회성 부족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금 자기혐오가 든다. 그래, 나는 크게 상처받았다. 가장 약한 부분을 찔렸다.
아빠와 동생은 나와 맞지 않는다. 가족이 아닌 사회에서 만났으면 오래 가지도 않았을 성격들이다. 이십대 후반 들어 사람관계가 편해지고, 사회적 가면이 많이 만들어지고 안정된 지금에서야 조금이나마 보인다. 나와 맞지 않는다. 같이 있으면 싫다. 자연스러운 내 모습이 나오지 않고 불편하다.
첫째, 나도 상처를 주었다. 그리고 상처를 받았다.
둘째, 두 사람 모두 나와 성격과 성향이 맞지 않는다.
따라서 붙지 않는 사람들과 붙으려 애쓰는게 오히려 연결된 모든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이롭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붙지 않으려 한다.
떨어지려 한다.
나를 나답게 하는 나의 사람들을 찾아 함께 살아갈 것이다.
지금 외롭지만, 이것이 최선이다.
나는 나를 나답게 하며 살아갈 거야.
어차피 찢어졌을 관계야
굳이 붙이려 할 필요 없다
붙을 필요가 없도록 스스로를 더 다잡고 능력을 키우자
지금 내 사람인 사람들을 더 아끼고 사랑하자
무엇보다 나를 더 사랑하고 아끼자
행복해지자